디아블로 이모탈을 본 단상
디아블로 이모탈(Diablo immortal) 을 본 단상
2018년 11월 3일.
온라인 세상은 블리즈컨의 열기로 가득했다. 이전부터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준다며, 팬들의 기대를 가득 불러일으킨 디아블로의 발표 시간이 첫날과 마지막에 잡혀있었던 것이다. 1
첫날과 마지막날 이면, 당연히 중요한 발표일거야.
멍청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시점 까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기에, 나도 새벽같이 일어나 발표를 보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사실은, 침대에 누운 그대로 핸드폰만 들었다.
짖궂은 사람들은, "너의 디아블로 모바일로 대체되었다" 라며 GIF까지 만들어대고 있었다. 2
말도 안되는 얘기였다.
아니, 말도 안되는 얘기여야만 했다.
그리고, 대망의 발표.
와이엇 쳉분의 등장과 함께 장내는 환호로 가득찼다. 스마트폰의 유리 화면 뒤 나의 마음속도 환호로 가득찼다. 비록 방음이 못미더운 자취방 한 구석이라 소리는 못냈지만.
그리고 그는 말했다.
"새로운 디아블로"
환호를 지르려는 순간, 부족한 내 영어 청음으로도 듣고 말았다. "모바일"
환호가 야유로 바뀌는건 순식간 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 자취방의 방음 성능을 확인하고 말았다.
"X발"
아마 믿어도 좋은 방음 이리라, 아직 자취방 주인 아주머니의 퇴거명령이나, 문 앞에 조용히 해달라는 쪽지가 생기지 않은걸로 보아선 말이다.
"X씨X"
사실 두번 소리질렀다.
아니 사실 셀수 없이. 그래도 소리 지른건 단 두번이고, 나머지는 혼자 씹어뱉은 욕지거리였으니, 이 글을 보는 독자분들은 나를 용서해주길 바란다.
나는 최대한 노력했다.
그래도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그래도 블리자드 잖아. 하스스톤도 모바일로 나왔다고? 어떤 새로운 경험을 줄지 몰라"
이건 상상도 못했었다.
블리자드 게임 발표 트레일러에서 외주 제작사 로고라니? 그것도 중국 양산형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회사라니?
넷이즈라는 이름이 생소하시다면, 혹시 올해 논란이 되었던 DIA M 을 기억하시는가?
디아블로와 유사하게 생긴 양산형 모바일 RPG. 그 회사가 넷이즈다.
회장은 야유로 가득찼다.
무대에 토마토가 날아들지 않는것을 보며, 선진국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감탄을 하기도 잠시, 미려한 트레일러는 오히려 마음을 심란하게 하였다.
이게, PC RPG 였더라면...
그리고 트레일러에 공개된 UI는 새로운 조작법이나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을까 했던 내 마지막 기대마저 찬찬히 부수어 갔다.
차라리 잠이나 더 잘껄.
그리고 이후 QnA 세션.
여기서 전설로 남은 그 질의가 나온다.
Q: PC나 다른 콘솔로는 안나오나요?
A: 네, 어쩌구 저쩌구... 여러분은 스마트폰도 없나요?
오...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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